몰타 여행 코스를 짤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섬이 작다고 얕보고 하루에 너무 많은 곳을 몰아넣는 것이다. 몰타 자유여행은 대중교통이 발레타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뻗어 있어서, 동선을 반대로 짜면 하루 종일 버스에서 시간을 다 쓰게 된다. 이 글에서는 발레타·음디나·마르사슬록·고조·코미노를 실제 동선 기준으로 묶어 3박4일, 5박6일, 7박8일 자유여행 일정표로 나눴다. 섬의 크기와 지역 간 이동 시간을 먼저 감 잡고 싶다면 몰타 지도 — 제주도와 크기 비교 글을 먼저 읽는 것도 좋다.
모든 코스는 슬리에마 또는 발레타 인근 숙소를 기준으로 짰다. 버스 번호와 페리 시간은 2026년 9월 기준이며, 실제 출발 전에는 몰타 퍼블릭 트랜스포트(Malta Public Transport) 공식 사이트에서 최신 시간표를 한 번 더 확인하는 걸 권한다. 노선 번호는 시즌마다 조금씩 바뀌는 경우가 있어서, 현지에서는 공식 앱으로 실시간 도착 정보를 같이 보는 편이 마음이 편하다.
몰타 본섬 핵심(발레타·음디나·마르사슬록)만 본다면 3박4일로도 충분하다. 고조섬까지 여유 있게 보려면 5박6일, 코미노 블루라군과 딩글리 절벽까지 다 챙기려면 7박8일이 적당하다. 이동은 렌터카 없이도 버스와 페리만으로 전부 소화 가능하다.
코스 짜기 전 기본 원칙
몰타는 서울보다 훨씬 작은 섬이지만 버스 배차 간격이 15~30분인 노선이 많아서 체감 이동시간이 길다. 코스를 짤 때는 이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 발레타는 허브다 — 대부분의 버스가 발레타 버스터미널을 거친다. 지역 간 이동은 발레타를 경유하는 게 오히려 빠를 때가 많다.
- 고조·코미노는 하루씩 따로 — 치르케우아 페리터미널까지 가는 데만 버스로 40분~1시간이 걸리므로, 본섬 일정과 섞지 않는 게 낫다.
- 더위 시간대 피하기 — 6~8월에는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야외 일정을 최소화하고 실내 명소(성요한 대성당 등)를 배치하는 게 체력적으로 낫다. 한여름 햇볕 대비는 몰타 자외선 지수와 선크림 가이드를 참고하자.
숙소 위치도 코스만큼 중요하다. 슬리에마는 발레타행 페리와 버스가 모두 가깝고 저녁 먹을 곳이 많아 첫 몰타 여행에 무난하다. 발레타 안에 묵으면 아침 일찍 성벽 도시를 한산하게 걸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언덕과 계단이 많아 캐리어를 끌기에는 조금 힘들다. 고조에서 하루 이상 자고 싶다면 고조 숙소 고르기 글에서 지역별 특징을 비교해볼 수 있다.
3박4일 코스 – 본섬 핵심만
짧은 일정이라면 욕심을 버리고 본섬의 세 축인 발레타, 음디나, 마르사슬록에 집중하는 게 핵심이다. 고조를 억지로 끼워 넣으면 이동에 하루를 통째로 써야 해서 나머지 일정이 모두 급해진다.
| 일차 | 동선 | 이동 수단 |
|---|---|---|
| 1일차 | 공항 도착 → 숙소(슬리에마) 체크인 → 슬리에마 프롬나드 산책, 저녁 | 공항버스 TD3 |
| 2일차 | 발레타 종일 – 성요한 대성당, 어퍼 바라카 가든, 공화국 거리 | 슬리에마-발레타 페리 또는 버스 14·15·21번 |
| 3일차 | 음디나·라바트 오전 → 오후 마르사슬록 어시장, 세인트 피터스 풀 | 버스 51·52번(음디나·라바트), 버스 81·85번(마르사슬록) |
| 4일차 | 슬리에마 카페 브런치 → 공항 이동, 출국 | 공항버스 TD3 |
2일차 발레타에서는 성요한 대성당을 오전 개장 시간에 맞춰 먼저 들르는 걸 추천한다. 단체 관광객이 몰리기 전이라 내부를 훨씬 여유 있게 볼 수 있다. 대성당을 나와 공화국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퍼 바라카 가든에 닿는데, 여기서 그랜드 하버와 건너편 스리 시티즈가 한눈에 들어온다. 정오 무렵 가든 아래 포대에서 예포를 쏘는 행사가 있으니 시간을 맞춰 가면 좋다.
3일차는 음디나를 오전에 두는 게 포인트다. 성벽 안 골목은 그늘이 적어서 오후가 되면 꽤 덥다. 음디나와 바로 붙어 있는 라바트에서는 성 바울 카타콤을 함께 볼 수 있다. 오후에는 발레타를 경유해 마르사슬록으로 넘어가 알록달록한 전통 어선 루주(luzzu)를 구경하고, 체력이 남으면 세인트 피터스 풀까지 걸어가 수영을 해도 된다. 일요일에 이 코스를 넣으면 마르사슬록 일요 어시장이 열려 훨씬 활기차다.

5박6일 코스 – 고조섬 포함
몰타 여행 코스 중 가장 균형이 좋은 일정이다. 본섬을 충분히 본 뒤 고조섬에 하루를 온전히 쓰고, 마지막 날에는 해변에서 쉬어갈 여유까지 생긴다.
| 일차 | 동선 | 이동 수단 |
|---|---|---|
| 1일차 | 공항 도착 → 슬리에마 체크인 → 근처 저녁 | 공항버스 TD3 |
| 2일차 | 발레타 종일 – 대성당, 바라카 가든, 그랜드 하버 전망 | 슬리에마-발레타 페리 또는 버스 14·15·21번 |
| 3일차 | 스리 시티즈(비르구·센글레아) 반나절 → 오후 마르사슬록 | 버스 1·2·3번 또는 하버 페리, 이후 버스 81·85번 |
| 4일차 | 고조섬 종일 – 치타델라, 라믈라 베이, 드웨즈라 | 버스 41·42번으로 치르케우아 → 고조 채널 페리 |
| 5일차 | 음디나·라바트 → 딩글리 절벽 일몰 | 버스 51번(음디나·라바트), 52번(딩글리) 연계 |
| 6일차 | 골든베이 또는 슬리에마 자유시간 → 공항 이동 | 공항버스 TD3 |
3일차 스리 시티즈는 발레타 쪽에서 하버 페리로 건너가면 버스보다 빠르고 바다 위에서 보는 성벽 풍경도 덤으로 얻는다. 비르구 골목은 관광객이 발레타보다 적어 조용히 걷기 좋다. 오후에 마르사슬록으로 넘어가 해산물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 흐름이 자연스럽다.
4일차 고조에서는 페리가 도착하는 음자르 항구에서 버스를 타고 섬 중심 빅토리아로 먼저 가서 치타델라를 본 뒤, 버스로 라믈라 베이나 드웨즈라로 퍼지는 식이 효율적이다. 드웨즈라의 아주르 윈도우는 2017년에 무너졌지만, 주변 해안 절벽과 내해(Inland Sea) 풍경은 여전히 볼 만하다. 고조 버스는 배차가 본섬보다 뜸하니 돌아오는 페리 시간을 역산해서 움직이자. 5일차 딩글리 절벽은 해가 지는 방향이 바다 쪽이라 일몰 시간에 맞춰 가는 게 정답이다.
7박8일 코스 – 완전판
7박8일이면 5박6일 코스에 코미노 블루라군과 여유 있는 예비일을 하루씩 더할 수 있다. 코미노는 물때와 날씨에 따라 일정이 흔들릴 수 있어서, 완전판 코스에서는 예비일을 코미노 다음날에 붙이는 걸 추천한다. 코미노행 배편과 출발 항구별 차이는 몰타 페리 총정리 글에 자세히 정리해뒀다. 영화·드라마 속 장면을 따라가 보고 싶다면 몰타 배경 영화·드라마 촬영지를 코스에 섞어도 좋다.
- 1~6일차: 위 5박6일 코스와 동일
- 7일차: 코미노 블루라군 – 치르케우아 첫 배(08:40) 탑승, 방문객 패스 예약 필수
- 8일차: 예비일(날씨 대비) 또는 파체빌 야간 나들이 → 공항 이동
블루라군은 오전 늦게부터 배가 몰려 들어오면서 금방 붐빈다. 첫 배를 타면 비교적 맑은 물과 한산한 바위 자리를 잡을 수 있다. 그늘이 거의 없으니 모자와 물을 충분히 챙기고, 바위가 많아 아쿠아슈즈가 있으면 훨씬 편하다. 예비일에는 날씨가 좋으면 못 간 해변을 추가하고, 비가 오면 발레타 박물관이나 카페 위주로 바꾸면 된다. 커플이라면 몰타 커플 여행 4일 동선의 저녁 코스를 예비일에 가져다 써도 잘 맞는다.

버스·페리 이용 팁
몰타 버스 단일 승차권은 겨울(10월 19일~6월 13일) 2유로, 여름(6월 14일~10월 18일) 2.5유로이며 탑승 후 2시간 동안 환승이 무료다. 일주일 이상 머문다면 7일권 익스플로어 카드(25유로, 성인 무제한)가 훨씬 이득이다. 버스와 택시, 렌터카 중 무엇이 맞는지는 몰타 렌트카, 진짜 필요할까? 버스·택시 비교에서 더 자세히 다뤘다. 고조 채널 페리는 치르케우아에서 탈 때는 요금을 내지 않고, 고조에서 나올 때 왕복 요금(성인 4.65유로)을 한 번만 낸다. 최신 요금과 시간표는 고조 채널(Gozo Channel)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버스를 탈 때는 정류장에서 손을 들어야 멈추는 경우가 많고, 내릴 때도 벨을 눌러야 한다. 여름 성수기에는 인기 노선이 만차로 정류장을 그냥 지나치기도 하니, 페리 시간이 걸린 날에는 한 대 앞선 버스를 타는 습관을 들이자. 현지에서 택시 앱을 함께 깔아두면 막차를 놓쳤을 때 대안이 된다.
계절별로 옷차림과 버스 혼잡도가 꽤 다른데, 시기별로 무엇을 입고 챙길지는 몰타 여행 옷차림 — 계절별 코디 글에 정리해뒀다. 항공권은 코스 길이를 먼저 정한 뒤, 도착 시간이 이른 편을 고르면 1일차를 더 알차게 쓸 수 있다.
슬리에마에 사는 엠마(Emma)는 아침마다 슬리에마 프롬나드를 따라 러닝을 도는데, 그 구간이 딱 관광객들이 걷기 좋은 산책로와 겹친다. 몰타 도착 전에 동선이 헷갈리면 인스타그램 @jecrs687로 DM을 보내보는 것도 방법이다. 일정에 여유가 생기면 몰타 주말 할 일 20가지에서 추가로 끼워 넣을 거리를 골라보자.
미리 예약해야 할 것들
몰타는 대부분 현장에서 해결되지만, 몇 가지는 미리 챙기지 않으면 코스 자체가 틀어진다.
- 코미노 블루라군 방문객 패스 — 성수기에는 하루 방문 인원이 관리되므로 날짜가 정해지면 바로 예약해두자.
- 할 사플리에니 하이포지움 — 입장 인원이 매우 적어 몇 주 전에 매진되는 일이 흔하다. 관심이 있다면 항공권 예약 직후 바로 확인하는 게 좋다.
- 성요한 대성당 복장 — 예약보다는 준비물 문제인데, 어깨와 무릎을 가리는 옷이 필요하다. 여름이라면 얇은 스카프 하나를 가방에 넣어 두면 해결된다.
- 고조 숙박 — 고조에서 1박을 할 계획이라면 여름에는 숙소가 빨리 차니 일찍 잡는 편이 낫다.
자주 묻는 질문
몰타 여행에는 며칠이 적당한가요?
본섬 핵심만 보려면 3박4일도 가능하지만, 고조와 코미노까지 여유 있게 돌아보려면 5박6일 이상을 추천한다.
고조와 코미노는 하루에 같이 갈 수 있나요?
물리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이동에 시간이 많이 들어 각각 하루씩 나누는 편이 여유롭고 만족도가 높다.
렌터카 없이 버스만으로 코스를 소화할 수 있나요?
가능하다. 몰타는 섬이 작고 버스망이 발레타를 중심으로 촘촘하게 연결돼 있어 렌터카 없이도 이 글의 코스를 그대로 소화할 수 있다.
코미노 블루라군은 꼭 예약해야 하나요?
성수기에는 방문객 패스 예약이 필요하다. 날짜가 정해지면 미리 예약하고, 날씨로 배가 뜨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다음 날을 예비일로 비워두는 게 안전하다.
마르사슬록은 무슨 요일에 가는 게 좋나요?
일요일 오전에 가면 일요 어시장이 열려 가장 활기차다. 평일에는 시장 규모가 작은 대신 한산하게 항구와 어선을 구경할 수 있다.
성요한 대성당에 들어갈 때 복장 규정이 있나요?
있다. 어깨와 무릎을 가리는 옷차림이 필요하므로 여름에는 얇은 스카프나 가디건을 챙겨 가면 코스를 바꾸지 않고 바로 입장할 수 있다.
대표 사진: Txllxt TxllxT / Wikimedia Commons · CC BY-SA 4.0



